麒麟, 기린

기린은 옛날 동아시아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의 동물로서,
각각 수컷은 기(麒), 암컷은 린(麟)이라고 한다.
그 기록은 고서적 시경(詩經)과 춘추(春秋)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기린은 모든 동물 중에서도 으뜸이라 칭해졌으며, 성인의 탄생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이 기린은 약 5m이며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와 발굽, 이마에는 뿔이 달려있으며, 네 발굽에는 하얀 털이 돋아있어 달리는 모습이
마치 구름이 피어나는것과 같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기린의 모습에 용의 비늘, 또는 용의 머리를 적용시킨 모습도 나왔다.
이것은
또한 자애심과 덕망이 가득한 이 동물은 동물은 물론이거니와, 식물 또한 먹지 않으며 걸을 때는 무엇도 밟지 않고 그의 울음소리는 음악의 음계와 같고 발자국은 정확한 원을 이루고 돌때는 정각으로 돈다고 한다.
그리고 머리에 있는 뿔에는 살이 붙어 있어 다른 짐승을 해치지 않아 인수(仁獸)라고도 하고
일각수(一角獸)라고도 한다.

이 동물은 1000년 동안을 살아가고 천 리나 되는 먼 길을 순식간에 가고 또는 하늘을 난다고도 한다.
살아있는 기린을 보면 길조, 죽은 기린의 시체를 보면 흉조라고도 한다.

또한 중국에서 기린은 오행사상의 동서남북 중 가운데의 자리를 차지한다고도 하였고,
360 종류의 털이 있는 동물의 우두머리라고도 하였다.

이러한 기린의 뛰어남을 사람에 빗대어서 나온 단어가 '기린아()'이다.

by Behemoth | 2009/06/07 00:06 | 幻獸/精靈神 | 트랙백 | 덧글(0)

死神, 저승사자

저승에서 염라대왕의 명을 받고 죽은 사람의 혼을 마중나가는 역할을 맡았다.

우리 동양의 저승사자는 서양에서 나타나는 무서운(해골이라던가) 모습과는 달리,
주로 검은 상복과 상투를 틀고 갓을 쓴 우리 민족 전통의 모습으로서,
서양의 공포스런 이미지보다는 비교적 정감가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것은 서양의 천주교 등 예수를 근본으로 하여 생성된 착한 사람은 천국에, 못된 사람은 지옥에, 라는 개념이 아닌
전통의 토속신앙, 즉 불교적인 내세 추구성이 더욱 강화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양의 사신들이 강제로 혼을 데려가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저승사자는 혼을 마중나오는 공포의 대상이 아닌
안내인의 모습으로서, 낫을 들고 다니고 직접적인 공포를 선사하는 서양의 모습과는 다른 점잖은 선비의 모습으로서
한층 정감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들의 품행 또한 옛날 조선시대 유교 사상의 영향을 받은 선비들과 흡사하다.
그래서, 한국식 정(情)을 지닌 저승사자는 이승에서의 남은 일을 잠시 처리할 유예기간을 준다거나,
인간의 호소에 살짝 흔들리는 인간적 면모를 보인다.
또한 2명이서 함께 일을 하며, 서류 처리 등을 함으로서 그들의 모습을 더욱 친근하게 설정한것 같다.

사족을 붙이자면, 서양에서도 원래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지만 흑사병의 영향으로 이렇게 변한것이고,
우리나라 저승사자 의복의 원래 색은 황색이었다고 한다.
황색 상복은 요즘에도 제사를 지낼 때 입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승사자의 어두운 분위기를 더 눈에 띄게 묘사하기 위해 옷의 색깔을 검정색으로 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무리에서 그 우두머리가 있듯, 저승사자의 대장은 강림도령이다.
간추리자면 그는 이승의 사람으로서, 마을에서 벌어진 이상한 일을 처리하기 위하여 염라대왕을 소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염라대왕은 이를 괘씸히 여기기 보다는 그의 기지와 능력을 높이 사 저승으로 데려오게 된다.
그리고 삼천갑자를 살아 천명을 어긴 동방삭을 잡음으로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우두머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동경국의 버무왕은 아홉 형제를 두었으나, 여섯은 죽고 삼형제만 남았다.
그런데 어느 스님이 말하기를, 삼형제를 삼년동안 바깥 세상에서 장사를 시키면 오래 살 수 있다고 하고 또한 과양각시를 만나면
죽을 것이라고 하였다.
임금은 그에 따라 이 삼형제를 삼년동안 장사를 시키게 된다.
그리고 삼형제가 돌아오는데 과양각시를 만나고, 이 과양각시는 재물욕에 눈이 멀어 삼형제를 물에 빠뜨려 죽인다.
그런데 삼형제는 연꽃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과양각시는 이를 다시 가루로 만들어 화로에 던졌다.
그랬더니 구슬이 세개 나왔고, 과양각시는 이를 먹고 세 아들을 낳았다.
이 아들들은 과거시험에서 급제를 하여 절을 올리는데, 갑자기 이들이 죽어버렸다.
이를 괴이하게 여긴 과양각시는 임금에게 이를 해결하기를 부탁했고, 임금은 강림이라는 신하에게 염라대왕을 잡아오게 한다.
염라대왕을 잡아 올 걱정에 끙끙 앓는 강림에게 그의 아내가 시루떡으로 석달 열흘 동안 제를 올리자,
이에 감복한 조상신이 길을 알려주고, 결국 천신만고 끝에 강림은 염라대왕에게 광양 땅으로 가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그리고 염라대왕은 사건의 모든 진상을 파헤치고, 과양각시는 몸이 아홉조각나는 형벌에 처해진다.
한편, 강림의 재주와 기지를 가상하게 여긴 염라대왕은 강림을 저승으로 데리고 가고, 강림도령이 동방삭을 잡음으로서
마침내 강림도령은 저승사자의 우두머리가 된다.

간추린 글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초반부의 강림은 첩이 열여덟 명에 소집시간에도 늦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도령이 성장하게 되는 데는 그의 처의 역할이 크다.
이는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 조선 여성들이 주 독자층이었던 옛날의 사회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저승사자는 최근에도 여름이면 종종 등장하는 인기스타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면 혹시 알까?
그에 대한 보답으로 수명이라도 늘려줄지?

by Behemoth | 2009/06/01 18:15 | 幻獸/精靈神 | 트랙백 | 덧글(0)

九尾狐, 구미호

구미호(九尾狐)는 고대 동아시아 전설에 나오는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를 말한다.
순 우리말로는 '매구'라고 하며 천호(天狐)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천호와는 다른 존재라고 한다.

먼저, 고대 서적에서 구미호의 모습을 살펴보자.

1) 현중기(玄中記)
여우가 천년을 묵게 되면 구미호가 된다고 하는데, 구미호가 된 여우는 하급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며,
이것이 극에 달하면 선도를 터득하여 천계로 올라간다고 한다.
천계로 올라간 구미호는 옥황상제의 궁전에서 살며 상제를 보좌한다고 한다.
가장 먼저 신이 된 구미호는 호조사라고 한다. 호조사(狐祖士)인가?

2) 산해경(
經)
중국의 지리서 산해경에서 서술된 구미호의 모습은,
구미호는 왕의 자질을 지닌 사람에게만 모습을 드러내며, 왕의 자질을 지니지 못한 자는 구미호에게 죽임을 당한다고 한다.
산해경에서 서술한 구미호의 주요 서식지는 청구(靑丘)인데, 이 청구는 우리나라를 뜻한다.
또한,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여우 같은데 아홉 개의 꼬리가 있으며 그 소리는 마치 어린애 같고 사람을 잘 잡아먹는다. 이것을 먹으면 요사스러운 기운에 빠지지 않는다.'
이라 하였다.

그러나 이 두가지 매체와는 다른 것이,
여우라서 그런것인지는 몰라도 간사한 역으로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의 간을 빼먹는 요사한 요괴로 나오기도 하고 (주로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지방),
중국의 고전 소설인 봉신연의에서는 달기가 구미호였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대요괴라던가, 그쪽에서 유명한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의 어머니라고하거나,
또는 천황을 유혹하다가 퇴치당하였다고 한다.
어느 나라에서든 이런 취급을 받는 듯 하다.

그 외에도 구미호와 관련된 이야기 중에는 그 내단에 관한 것도 있다.
인지의 내단, 구미호와 여의주, 여우 입속의 보배 구슬이라고도 전해진다고 한다.

1) 옛날 한 학동이 서당을 오가다 예쁜 처녀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처녀는 입맞춤만은 허락하지 않아 학동은 처녀가 구미호라는 것을 눈치챘다.
학동은 처녀에게 입맞춤을 하지 않으면 다시는 안 만나겠다고 위협해 처녀의 입 속에서 여의주를 꺼내 물었다.
그러나 학동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을 먼저 보지 않고 땅을 보아 땅의 이치만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2) 학동 100명에게 입맞춤해 죽이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여우가 예쁜 처녀로 변신했다.
한밤중에 서당을 찾아가 99명의 학동에게 입맞춤했는데 나머지 한 명의 학동은 눈치채고 도망을 쳤다.
처녀가 학동을 뒤쫓아가 학동의 입속에 여의주를 넣었다 뺐다 하며 유혹하였다.
며칠 동안 계속되자 학동은 점점 기력을 잃어갔고 이를 알게 된 글방 훈장이 그 처녀는 필시 여우일 것이니
여의주를 삼키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학동이 처녀의 여의주를 입에 넣고 삼켰는데 바로 하늘을 보지 않고 땅을 보아 땅의 이치만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두가지 유형이 우리나라 구미호 여의주 전설의 주축이 되는 이야기다.
구미호의 여의주는 남성을 유혹하는데도 쓰이는데, 구슬을 혀로 굴려 딥키스(...)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홀리고 싶다.(...)
그리고 이 여의주를 꿀꺽 삼키고 하늘, 땅, 사람을 보면
상통천문(上通天文), 하달지리(下達地理), 중찰인사(中察人事)하게 되어 천하에 이름을 떨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첫번째 이야기에선 우리나라의 주축이 되었던 유교 사상의 입신양명에 대한 욕망 때문인지,
구미호와의 사랑보다 일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행동을 하는데,
솔직히 구미호가 불쌍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야기에서는 보통 N개의 X가 필요하다고 하면, 왠지 반드시 (N-1)에서 멈춘다.
역시 조금 불쌍하다.

어찌 되었던 구미호는 어디서나 그 힘이 강하고, 메이저 급에 속하는 존재이다.
참고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기도 한다.(...)
(산해경에 그려진 구미호의 모습이다.)

by Behemoth | 2009/05/30 19:18 | 幻獸/精靈神 | 트랙백 | 덧글(4)

Mandrake, 맨드레이크

만드라고라, 맨드레이크, 아루라우네 등으로 불리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맨드레이크로 통일하도록 하겠다.

본디, 맨드레이크는 지중해와 지중해 연안 지방의 레반토라고 하는 지방이 원산지인
허브의 일종으로서, 뿌리는 우울증, 불안, 불면증에 효과가 있고 잎은 외상, 허브차에는 흥분과 마비효과가 있고
천식과 기침에도 좋은 효능을 보인다고한다.

그런데 이 허브의 일종이며 단순한 식물인 맨드레이크가 우리가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접할 때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 이유는,
그 뿌리가 둘로 나뉘어 마치 사람의 하반신 같다는 이유 때문이다.

고대 아랍인들과 게르만인들은 이 풀에는 '만드라고라(Mandragora)'라고 불리우는 남성의 악령이 깃들었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죄수를 처형하는 처형대 밑에서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어 죄수의 영혼이 깃든다고도 한다.
그것은 처형을 당할 때의 죄수의 눈물 등이 들어가서 태어나서 그렇다고 한다.

맨드레이크의 대표적인 효능은 사랑의 약으로서, 페르시아어로 만드라고라란, '사랑의 들풀' 이며, 독일어로 아루라우네란, '비밀을 속삭이다' 이다. 즉, 고대인들은 맨드레이크가 사랑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 외에도 부(富)에 관련된 효능이 있다고도 믿었다.

또한 맨드레이크는 우리 식으로 보자면 서양 인삼의 일종이기도 한데,
인삼의 학명 'Panax ginseng C.A.Mey' 에서 Panax 란, 'Pan'과 'Axos'의 합성어로서, Pan=모든 것/ Axos=치료하다.
즉 모든 것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으로서도 사용되었던 것이다.

이 맨드레이크는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어진다고도 한다.

먼저, 수컷 맨드레이크의 특징으로서는.
1) 짙은 녹색의 몸체와 푸른색의 꽃을 피운다.
2) 맨드레이크 수컷의 꽃은 위험을 감지하면 향을 피우는데, 이 향에는 환각효과가 존재한다.
3) 맨드레이크 수컷의 뿌리는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다음으로, 암컷 맨드레이크의 특징으로서는.
1) 새하얗고 검은 반점이 있는 몸체가 있다.
2) 1년에 한번 큰 진홍색의 꽃과 작은 노란색의 열매를 맺는다.
3) 맨드레이크의 뿌리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변화 시킬 때 사용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맨드레이크는 여성의 몸체를 지니고 있는 맨드레이크이다.
그 이유는 위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먼저 수컷 맨드레이크는 독성을 지닌 뿌리를 가지고 있고, 암컷은 마법력을 지니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자명하지 않은가?
쓸데도 없는 독을 지닌 수컷을 일부러 위험을 감수하며 채취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또한 맨드레이크는 스스로 움직일 수가 있는데, 이들은 항상 물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에
그들이 있던 자리를 파보면 항상 물이 흐른다고 한다.

그보다, 맨드레이크의 가장 큰 특성으로는 역시 그 비명에 있다.
맨드레이크 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그들의 비명이 아닐까?

맨드레이크를 채취하는 의미는 그들의 뿌리에 존재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뿌리를 얻기 위해서는 이들을 뽑아야하는데, 뽑는 과정에서 이 족속들은 비명을 지른다.
그 비명을 들은 사람은 미치거나, 또는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4막 3장에서,

"땅에서 뽑힐 때에 그 소리만 들어도 사람이 미친다는 광인초(狂人草)의 비명"

"이 나무는 바로메츠와 마찬가지로, 동물과 식물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나무를 뽑으면 사납게 울부짖는다.

 이렇듯 울부짖는 소리는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 버린다"

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 비명은 한 맨드레이크가 단 한번 지르는 비명에만 효력이 존재하여, 이것에 대한 파훼법이 생겨났다.

그 방법들은,

1) 한 사람을 희생시켜 다른 사람들이 맨드레이크를 채취한다.
2) 검으로 3중의 원을 그리고 서쪽 방향을 쳐다본다.
3) 맨드레이크의 뿌리가 보일 정도로 흙을 파서, 그 뿌리에 밧줄을 묶고 밧줄의 다른 한쪽은 개에게 묶어 개로 하여금 맨드레이크를 뽑게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귀를 막았다가 와서 가져간다.


이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방법은 3번으로서, 가장 그 안정성과 효용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 같이 맨드레이크의 뿌리는 갈래로 나뉘어져있다.)

by Behemoth | 2009/05/29 23:09 | 草木 | 트랙백(1) | 덧글(2)

魍魎, 도깨비

도깨비는 허주(), 독각귀(), 망량(魍魎), 이매(魑) 라고도 한다.
그 이름을 살펴보면 이매와 망량이 모두 같은 도깨비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흔히 요괴, 또는 괴물들을 이매망량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도깨비가 그 만큼 우리에게는 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지고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깨비의 기원은 아마도 남북국 시대의 비형설화라는 설이 있다.

흔히들 도깨비라고 하면 뿔이 달리고 뿔 달린 방망이를 지니고 있으며 붉은색 피부를 가진 사람의 형상을 지닌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것은 일제강점기 당시 퍼진 일본의 요괴 중 하나인 오니(鬼)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전통의 도깨비는 뿔이 없으며, 방망이에도 가시가 달리지 않았고 씨름을 좋아하여 지나가는 사람에게 씨름을 신청하고,
글문제를 내기도 하는데 우리가 아는 것 과는 달리 도깨비는 순진할 뿐 무식한건 아닌 것이 아닐까.
또한 흉포하지는 않지만 장난이 심한 면이 있고 메밀묵, 술, 고기, 여자 등을 좋아한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를 보자.
놀부의 박에서 나타난 도깨비는 무섭게 생기고 위에 설명한 일본의 오니의 모습을 닮았다.
이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
그것은 '흥부와 놀부'가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전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독각귀(獨脚鬼)를 독각귀(獨角鬼)로 보지 말자.
뿔이 하나인 귀신이 아니라 다리가 하나인 귀신이다.
삼국시대의 귀면와(鬼面瓦)에 관해 의문을 품는 이가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귀면와라기 보다는 용면와(龍面瓦)라고 한다.
환단고기 읽고 치우천왕하고 연계시키는 일은 하지 말자.

도깨비는 주로 오래된 물건, 또는 영험하거나 요사스러운 물건이 변하여 태어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어릴 때 보았던 만화영화 '꼬비꼬비'를 보면 여러가지 골동품이 도깨비로 변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또한 그 성질이 음(陰)하기 때문에 동굴, 계곡 등 어두운 곳에서 생활하다가 밤이 되면 활동한다.
그런데 개 중에서 낮도깨비라고 불리는 낮에 활동하는 도깨비들이 있는데, 이들은 보통의 도깨비들과는 달리
그 성질이 선하지 못하다고 한다.

또, 도깨비라는 명칭의 어원에 관해서는 도깨비에 관해 박식하다고 알려진 김종대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불과 씨앗을 의미하는 '돗' 과 성인 남자를 뜻하는 '애비', 즉 '돗+애비'가 도깨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러 지방의 사투리를 살펴보면 토째비(경북), 돛재비(경남), 도채비(제주도) 등이 있다.
과연 도깨비는 여러 곳에서 풍요를 상징하는 신으로도 모셔지고 있다.
도깨비는 재물신의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도깨비는 남성신으로 모셔졌다고 한다.

이번에는 여러 전설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도깨비의 모습을 살펴보자.

(1) 도깨비 소(沼) 이야기

충북 진천국 백곡면 구수리의 시냇물은 동북천의 상류로 800m 떨어진 곳에 도깨비 소라고 불리는 곳에 얽힌 전설이다.
옛 나주군 노안 땅에 박칠덕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평생 종을 하며 지내는 자신의 삶을 한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어떤 사람이 찾아와 화순 북면 옥골(구수리)에 가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을거라 말하여
노모와 어린 여동생 둘을 데리고 구수리에 도착했다.
그때부터 빈 손으로 산나물과 약초 등을 캐어서 팔며 가족을 부양하던 칠덕이가 16세가 되던 해,
일년 동안 부잣집의 머슴살이를 하여 벼 닷섬을 받기로 하였다.
그 후, 몇년동안 고생한 칠덕이는 전답 몇 마지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본을 바탕으로 장사를 하여 넉넉한 살림을 차리게 되었을 쯔음, 산 고개를 넘어가던 칠덕이에게 산적이 나타나
가진 재물을 모두 가져가 버렸다.
그 후 빈손으로 집에 돌아온 칠덕이는 어머니가 없는 것을 보고 여동생들에게 묻자,
부잣집 홀아비가 어머니를 데려갔다는 것이다.
분을 이기지 못한 칠덕이는 연못에 빠져 죽으려 하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깨어나 보니 자기 집이었다.
이튿날에 이를 수상히 여기어 연못에 다시 빠졌는데, 이번에도 도깨비들이 나타나서 칠덕이를 구해주며 말했다.
'당신은 아직 죽어서는 안되는 사람이오. 어린 여동생들을 생각하시오.'
그런 도깨비의 말을 듣고 칠덕이는 다시 삶의 의욕을 가지고 살아가기 시작했고, 그 후로 남 부럽지 않은 살림을 차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던 도깨비들을 위하여 그 연못에 정자를 지어주었는데, 밤이 되면 도깨비들이 모두 모여 노는 장면이 장관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아쉽게도 남아있지 않다.

(2) 퉁퉁바위 이야기

옛날에 횡성읍 마산리에서 머리가 총명한 고씨 성을 가진 소년이 살았는데,
어느 날 서당에 갔다오는 길에 몸이 노곤하여 한 바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런데 주위에서 소리가 들려오는데, '쉿, 조용히 해. 높으신 분이 주무신다.'
'그래, 지체 높으신 어르신을 깨우면 안돼지.'
이상한 소리를 들어 일어난 소년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훗날 이 소년은 우의정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 이씨 성을 가진 또 한명의 소년이 바위에서 낮잠을 자는데 이번에는 들려오는 소리가,
'예끼! 이방 네 이놈! 썩 일어나지 못할까!'
하여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역시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훗날 이 소년은 이방이 되었다고 한다.

먼저, 첫번째 이야기를 살펴보자.
여기에서 도깨비는 사람의 생명을 구해주고, 우리에게 친숙하지는 않지만 신령한 존재로 표명되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도 신령한 존재이지만, 예지능력등 신통한 능력이 있었던것으로 생각되는데,
여기서의 도깨비는 도깨비라기 보다는 여러 신령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여기 두가지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종합해보면, 도깨비는 딱히 그 혼자만의 명사가 아닌 모든 이런 류의 신령이나 요괴등의 대명사로 보았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또, 도깨비 감투, 도깨비 방망이는 모두 인간에게는 꿈과 같은 물건이다.
그런데 이것을 굳이 '도깨비' XX라고 한 것은 또한 같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by Behemoth | 2009/05/22 20:24 | 幻獸/精靈神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